70년대 우리네 삶의 이야기는 문이 꼭꼭 닫혀 있는 오늘의 이야기들을 도리어 생경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마치 그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야기는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와 간섭하며, 전후 아네리사 육아원에 있던 스웨덴 선교사의 고즈넉한 교회 건물에서 시작된 기다림과 고뇌의 시간들을 거슬러 거슬러 전쟁의 잿빛 속에 담겨 있던 풍경을 들추어낸다.
의심과 기대의 시간들이 지나는 동안 거쳐간 숫한 밤들, 차가운 겨울의 기도원, 기도 굴과 사람들, 하나님의 뜻을 행해야 한다는 것, 회개와 노아 홍수처럼 터져 나오는 눈물은 일제강점기와 해방의 기억으로 가닿는다. 시골교회의 종소리는 저자의 여정을 휘저어 어머니와 어른 세대, 그리고 그러한 가운데서 처음으로 가지게 된 신앙의 자유에 이르러서야 멈추어 선다.
이희우, 브니엘 신학교 졸업, 개척교회 목사의 사모이자 사역자로서 그 눈물과 기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