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책이 극열한 가난을 보여주며 시대의 어려움들 속에 우리를 들깨웠다면, 이제 두 번째 책은 서정적이다. 시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여건도 그닥 달라진 것이 없지만, 이렇게 표현해도 될까? 외려 조용한 느낌이라고.
우리의 옛 정서를 건드리며, 마치 눈앞에서 풍경을 그리듯이, 동네가 펼쳐지고 삶이 그려진다. 담담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는 시절의 아픔조차 마음에 잔잔한 풍랑을 불러 일으킨다. 그때는 그랬지. 그렇게 그때의 사람들이 책에서 일어나서는 문지방을 넘고 걸어나와 공동 수돗가의 평상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들어 서로를 바라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된다. 그때는 그렇게 살았었지.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오늘과 같은 이런저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우리의 정서가 고요하게 꽃을 피운다.
이희우, 브니엘 신학교 졸업, 개척교회 목사의 사모이자 사역자로서 그 눈물과 기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